[정론타임즈=원혜영 ]
최근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서 이른바 '종교단체해산법'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종교단체해산법'이라는 명칭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법 개정 논의와 정치권 발언, 그리고 특정 종교단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맞물리며 이슈가 확산된 상황이다.
현행 법체계상 우리나라에는 '종교단체해산법'이라는 독립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종교단체가 비영리법인 형태로 등록되어 있을 경우, 민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중대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법원의 판단을 통해 법인 설립 허가 취소나 해산이 가능하다(대한민국 민법 제38조는 1970년 6월 18일 일부 개정 민법에 반영되어 시행되었고, 이때부터 법인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주무관청이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
최근 논란의 배경에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민법 개정안과,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이나 조직적 불법 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언론과 정치권을 통해 ‘종교단체 해산’이라는 표현으로 단순화되며, 종교계의 우려와 반발을 불러온 측면도 있다.
기독교계는 이 사안을 단일한 목소리로 바라보지 않는다. 크게 세 가지 흐름이 공존한다.
한 흐름은 국가가 종교단체의 존폐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국가 권력이 종교의 정당성을 판단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는 정교분리 원칙이 훼손되고 신앙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한 흐름은 종교의 자유와 법치주의를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교라 하더라도 사기, 폭력, 인권 침해, 조직적 불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세속 법률의 적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종교가 권력화·정치화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가 외부의 규제 논의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종교 자유를 주장하기에 앞서 내부 개혁과 윤리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계를 포함한 종교계 전반에는 공통된 우려가 존재한다. 어떤 단체를 문제적 종교로 규정할 기준은 무엇인지, 그 기준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지, 법이 선택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조원철 법제처장이 국무회의(2025.12.09)에서 "종교단체가 조직적으로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를 지속했을 경우 해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종교의 자유와 공공질서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할 때, 해산의 엄격한 요건, 투명한 조사 절차, 중립의 사법적 통제가 얼마나 가능한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종교단체를 둘러싼 규제 논쟁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다만 최근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이 오래된 질문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어떻게 사회적 피해를 예방할 것인가, 그리고 국가 권력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논란은 현시대에서 종교와 국가의 관계를 어떻게 명확히 설정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원혜영 기자(haeng97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