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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고원에 울린 아멘, 한국교회를 깨우다”
  • 이상섭 기자
  • 등록 2026-02-17 16:12:14
  • 수정 2026-02-17 18: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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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에티오피아 선교 현장에서 다시 타오른 복음의 열정
  • 선교사의 길을 가는 김인규전도사의 아프리카 선교지 기행보고


[정론타임즈=이상섭]

     김인규전도사


 선교사의길을 가는 김인규 전도사(광교꿈의교회)

아덴만 상공을 지나 아프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김인규 전도사는 묵상에 잠겼다. ‘선교’라는 단어를 감히 입에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는 가르치러 가는 자인가, 아니면 배우러 가는 자인가,

이번 에티오피아 방문은 단순한 단기 일정이 아니었다. 신학 수학의 마지막 과정을 앞두고, 부르심의 방향을 묻는 영적 점검의 시간이었다. 출국 직전까지 이어진 가족의 질병과 위기, 자신의 부상은 마치 욥기의 장면처럼 겹쳐졌다. 그러나 그는 “입술로 범죄하지 아니하리라”는 고백을 붙들고 길을 나섰다.



고원 위의 도시, 소도(Sodo)에 이르기까지

아디스아바바 도착 후 6시간 대기, 국내선 1시간 30분 비행, 그리고 다시 3~4시간 육로 이동. 총 24시간의 여정 끝에 도착한 소도는 해발 2,000m 이상의 고원 도시였다.

아프리카라 하면 정글과 야생동물을 떠올렸지만, 눈앞에 펼쳐진 것은 황량한 산등성이와 광야였다. 도로변에는 소와 말, 당나귀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에티오피아는 내륙국가로 항구가 없고, 정유시설도 없어 연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실제로 곳곳의 주유소는 문을 닫았고, 기름을 구하기 위해 이틀, 사흘씩 줄을 서는 풍경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교회는 존재했고, 예배는 계속되고 있었다.



'앨라' 지역 교회, 멈추지 않은 예배

'앨라' 지역의 한 교회는 아직 미완성 건물이었다. 시멘트 골조만 세워졌고, 지붕과 외벽 마감은 중단된 상태였다. 자재를 실어 나를 연료 부족이 직접적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회는 멈추지 않았다. 골조 안 흙바닥 위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발을 구르며 찬양하는 성도들, 두 시간 넘게 이어지는 말씀 선포와 통역, 말씀마다 터져 나오는 “아멘”의 합창...


김인규 전도사는 그 자리에 서서 자문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갖추고도 왜 이토록 식어 있는가.”

한국교회는 사계절 쾌적한 예배당에서 안전하게 예배를 드린다. 그러나 갈급함과 절박함, 말씀을 향한 전적인 집중은 어디에 있는가. 그는 “성령이 떠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성령을 주변으로 밀어낸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앨라'선교지에 건축중인교회(부천동광교회)

     예배중

     말씀전하는 유재성목사(부천 동광교회)


목회는 기술이 아닌 ‘예술’이다

이번 여정에는 35년간 아프리카에서 사역해 온 이은용 선교사(한양대,장신대학원,한인 세계선교사회 회장역임)부부가 동행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수백 개 교회를 개척하고 신학교를 세워온 그들의 발자취는 ‘헌신’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신약학자 천세종 교수(연합신학대학원 신약학)와 유재성 목사(부천동광교회 담임)도 함께했다. 유 목사는 목회를 “Art of Missionary”라고 정의했다. 경영 기법이나 조직 관리 기술로만 환원될 수 없는, 하나님의 독창적 방식으로 영혼을 섬기는 예술이라는 것이다.


김인규 전도사 역시 현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신앙 여정과 한국교회의 역사적 경험을 나누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교회가 감당했던 사회적 역할을 소개하면서도, 번영의 그늘 속에서 소외된 이웃을 충분히 품지 못했던 과오를 함께 전했다.

에티오피아 교회가 성장의 길목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권면은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회개의 고백에 가까웠다.


     현지 목회자를 위한 강의 천세종교수

     현지목회자를 위한 강의 김인규전도사

     강의중


명성병원, 또 다른 복음의 통로

아디스아바바에는 명성교회가 설립한 명성기독병원(MCM)과 의과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모든 기자재를 한국에서 운송하고, 전력·냉각 설비를 자체 구축해야 했던 과정은 ‘기적에 가까운 사역’이었다. 영리병원이지만, 동시에 무료 진료와 급식을 제공하는 비영리 의료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의료 프로젝트가 아니다. 현지 의사를 양성하여 자립 기반을 세우는 장기 전략이다. 복음은 외부인의 손이 아니라, 결국 현지인의 삶과 언어 속에서 뿌리내려야 한다는 선교적 통찰이 담겨 있다.


“오히려 우리가 감사합니다”

마지막 일정은 6·25 한국전쟁 참전 에티오피아 용사들과의 만남이었다.

그들의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군인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감사받으니 오히려 우리가 감사합니다.

나의 마지막 소원은 남북 통일입니다.”

공산화 이후 ‘미제 앞잡이’라는 낙인 속에 권리를 박탈당했던 그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언어는 원망이 아니라 화해와 통일을 향한 기도였다.


     현지 명성병원 부원장 강희수 집사

      한국전 참전용사회 회장

     한국전 참전용사회 회장


김인규 전도사는 고백한다.

나는 가르치러 왔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복음은 이미 그들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선교를 준비하는 자의 자세

이번 방문은 화려한 성과 보고가 아니다. 오히려 준비되지 않은 자의 떨림과 겸손의 기록이다.


선교는

우월감으로 시작되는 일이 아니며

자원을 가진 자가 베푸는 행위도 아니다.

선교는 하나님이 이미 일하고 계신 자리에서,

먼저 배우고, 먼저 회개하고, 먼저 낮아지는 일이다.

황량한 고원 위에서 울려 퍼진 “아멘”은 한국교회를 향한 경종이었다.

뜨거운 믿음을 가진 가난한 교회,

풍요롭지만 갈급함을 잃어가는 교회.

그 사이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자세로 복음을 붙들고 있는가.

그리고 주님은 우리를 어디로 보내고 계시는가.

에티오피아의 고원에서 시작된 질문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끝나지 않았다.


 


김인규전도사 프로필

kimingyu1210@gmail.com

상담 및 코칭 석사

경제학석사, 화학공학 학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

CELLTRION, Inc. 수석 부사장

삼성엔지니어링 주식회사, 삼성종합화학 주식회사 근무




    (정론타임즈=이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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