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타임즈=원혜영 ]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라디아서 3:28)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공동체로, 복음을 전파하며, 하나님 나라의 삶을 오롯이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과연 현재의 한국교회는 이런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지난 2025년 9월 총회를 연 한국교회 교단은 모두 지난 1년간 재적교인이 감소했으며, 이는 우리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회) 역시 마찬가지로 보인다. 선교국 통계에 따르면, 감리교회 교인 수는 2019년 1,304,856명에서 2022년 1,203,824명으로 줄었으며, 이는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실망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제36회 총회 입법의회를 앞둔 감리교회는 제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도입한 민주적・개혁적 선거권자 확대를 시행 4년 만에 축소하려다 강한 반발에 밀려 철회했다. 또한 양성평등 관련 법안,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안, 모성과 부성 보호를 위한 법안 등을 장정개정위원회(이하 장개위)에서 대부분 부결시켰다. 이는 장개위의 수고와 헌신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에 열려 있지 못한 한계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감리교회 모든 의회는 여성 15%, 50세 미만 15%를 포함해야 하지만, 장개위에는 여성과 50세 미만 위원이 단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장개위가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여성위원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상정키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50대 미만 장개위 위원을 포함하려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삭제된 것은 우려할 일이다.
예수께서는 공생애를 30대에 시작하셨으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구원이 그때 이미 완성되었음을 믿는다. 그렇기에 젊은 세대, 장로가 아닌 직분의 목소리를 ‘미숙하다’며 감리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제자공동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따라서 2025년 감리교회 양성평등 총대 워크숍에 참여한 우리는 제36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건강한 교회공동체와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입법이 이뤄지길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성별・세대별 할당 의무 적용
성별・세대별 할당제의 의무 도입은 건강한 교회공동체의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결단이었다. 그러나 본부 각 국 위원회와 재단이사회 위원, 연회・총회・입법의회 분과위원회 등에 성별・세대별 할당을 적용하지 않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를 명확히 하려는 입법 개정안을 장개위에서 연이어 부결시킨 것은 감리교회의 건강한 의사결정 과정을 가로막는 일이다. 본부 각 국 위원회와 재단이사회, 각 위원회에 여성이 없거나 1명뿐일 때는 감독회장이 여성 교역자와 평신도를 1명씩 지명하여 포함하고, 연회에서 위원을 파송할 때 15%를 여성위원으로 선출하도록 명기해야 한다. 또한 장개위에 여성뿐 아니라 50대 미만 장개위원 역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2. 교회성폭력 근절
교회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감리교회의 노력은 한국교회에 도전이 되고 있지만, 더 나은 법안과 정책 마련을 위한 개정안이 장개위에서 부결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성폭력으로 기소되는 등 담임목사가 자기 범과로 유고시 직무대행을 지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성폭력 피해자에게 재판기탁금을 면제하는 법안, 성폭력 사건 가해자로 퇴회된 이들의 복권과 복권 금지 규정 법안은 모두, 우리 감리교회에서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성폭력대책위원회 실태조사분과위원회에서 제안한 법안들이다. 제자공동체로서 교회는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또한 우리는 한 교회에서 사역을 금지당한 부부목사들과, 임신・출산으로 퇴회의 위기에 처하게 된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이번 입법의회에서 아래의 두 법안을 현장발의할 것이다.
1. 부부목사의 사역을 제한하는 법률 삭제
20년 전, 부부목사가 한 교회에서 담임과 부담임으로 사역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한 이래, 이 법은 부부목사들의 삶의 지형을 고통스럽고 고단하게 해왔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시대적 착오를 범하고 있다. 소명에 응답하여 이미 진급과정을 마친 후 안수받은 목사임에도 한 교회에서 사역하려 한다는 이유로 ‘무임승차’나 ‘사모나 하지’ 같은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미 공동목회의 필요가 논의되고 있는 현실에서 법으로 부부목사의 공동목회를 금지하는 대신, 교회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혹은 출산・양육 등의 상황에 따라, 담임과 부담임으로 공동사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열어놓는 것이 필요하다.
2. 임신과 출산 교역자의 휴직 인사처리 신설
저출산 시대, 감리교회가 생명과 가정을 존중하는 모델을 세울 수 있도록, 임신・출산 교역자의 미파・휴직・퇴회를 유예하기 위한 사역 보류, 곧 휴직 인사조치의 신설이 필요하다. 임신・출산 교역자의 출산・육아휴가 도입을 장개위가 지속적으로 부결하여 가로막는 상황에서, 이는 최소한의 보호조치이며, 또한 소명에 따라 훈련된 목회자를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함이다. 감리회 <교리와 장정>에는 이미 유학 중인 교역자를 휴직 처리하는 법(조직과 행정법 [288] 제88조 국외 거주 교역자의 인사처리)이 존재하므로, 이를 준용하여 출산・육아 교역자에게 적용한다면, 감리교회의 현실과 교역자 개인의 삶을 균형 있게 고려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5. 10. 13. 기독교대한감리회 양성평등 총대 워크숍 참여자 일동